나는 못생긴 '엉겅퀴'입니다.
  
강화도 내가면 황청포구로 443번길에 위치한

예수의 성모 여자 관상(봉쇄) 수도원에 살고 있죠.
  

요즘 저에 대한 효능으로 많은 이들이 저를 알아 보더라구요.
 
그래서 좀 어깨가 으쓱해 졌답니다. 
 
그렇지만 저는 늘 바라고 바라는 소원이 하나 있습니다.
 
세상적으로 많은 인기와 관심을 받는 것도 좋지만

저를 내시고 사랑해 주시는 하느님께

'기쁨'을 드리고 싶은 간절한 '원의'가 그것이죠.

 저의 이런 소원은 이루어질 것 같지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가시가 돋고 이쁘지 않은 외모 때문이죠.

눈에 좀 띄어야 하는데 다른 이쁜 꽃들이 넘쳐나

저는 잡초처럼 보일 때가 많아 무척 속상하답니다.

이런 마음을 알고 계신 주님께서  너무 안스러워 보였는지
 
 제게 '기적'을 이루게 해 주셨습니다.

아! 성경에서도 '간절함'은 예수님도 못 당하신다 하더니

드디어 저에게도 기회를 주신거죠.
 

우리 봉쇄에 꽃꽂이 담당 수녀님이

저를 유심히 보시더니 '싹뚝'... 제 친구와 함께요..
 
그리곤 조그마한 물병에 저를 담그더니

예수님의 어머니와 아버지이신 성모님과 성 요셉 발치에 저를 놓고 가셨어요. 

아, 얼마나 놀라고 정신이 없던지...

정신을 차려보니 어머니께서 부드러운 미소와 눈길로 

내려다보시며 '잘 왔다. 와 주어서 고맙다.' 하시는 거예요.

저는 부끄러워 얼굴도 못 들고 계속 홍당무가 되었죠.

 저는 이렇게 소원을 풀었고 (몇 일 있으면 생을 마감하지만)

어머니 발치에서 마치 '막달라 마리아'가 된 듯이

영적 기쁨으로 가득 찼고 행복했습니다.

숨은 생활을 사는 봉쇄수녀님들처럼 

저도 흉내를 내보았는데  잘 알 수는 없지만...

갇힌(?) 공간에서 이름 모를 꽃으로 한 생을 사는

그분들도 이런 영적 기쁨과 행복을 누릴 것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