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으로 행복한 사람! *-

후덥지근한 마른 장마가 꽤 길게 갑니다.

수도원 밑으로 보여지는... 아직 더 자라야 하는 푸른 싹의 '벼'들과

걱정이 가득한 농부님들 생각에

단비를 내려주십사 하는 기도가 더 간절해집니다.

 찬거리와 생필품을 구입하려 시장에 갔습니다.

장날이 서는 날이면 강화 읍내가 들썩들썩합니다.

구입할 것을 찾고 있으려니

어느 분이 살며시 다가와 묻습니다.

'이 더운 날씨에 수녀님은 긴 옷이 더우시겠어요'

걱정스레 물으십니다.

'괜찮습니다.' 걱정해주시는 마음이 고마워 대답했습니다.

그러시더니...

 그분은 동남 아시아를 다녀왔는데 시원하게 입어도

땀이 줄줄 흐르더라며 이렇게 말하시곤 떠나가셨습니다.

'시원하게 짧은 팔을 입으시면 안돼요? 수녀님이 불쌍해요.'  

수도복은 예수님을 따르려고  희생, 보속, 기도의 삶(수도)을  살기 위해

생애를 봉헌했다는 하나의 외적 표시이며.

<경건함(거룩함)>과 <굳건함>의 상징합니다.

신자가 아닌 분의 눈에는 이런 깊은 뜻(?)이 있다는 것을 모르시니

눈에 보이는 긴 베일과 긴 옷을 입은 죄(?)로

 졸지에 '불쌍한 사람'이 된 수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성모님의 '마니피캇 Magnificat' 이 떠올랐습니다.

'그분께서 당신의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 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전능하신 분께서 큰 일을 저희들에게 베풀어 주신 소명에 따라...

긴 베일과 긴 수도복을 더욱 사랑하며...

 수도생활에 정진하기를 다짐해 봅니다.